다나의원 피해자, 중재원에 조정신청…'하보니' 급여 촉구

다나의원 피해자, 중재원에 조정신청…'하보니' 급여 촉구
환자단체연합회·다나의원 피해자 3명, 의료분쟁 조정접수…손해배상대불금도 신청

 

2016-01-11 청년의사 양영구 기자

 

주사기 재사용으로 C형간염에 집단으로 감염됐던 다나의원 피해자들이 피해보상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다나의원 피해자 3명은 11일 오전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신청을 접수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다나의원 C형간염 집단감염의 원인이 주사기 재사용과 사이드주사에 의한 혈류감염이라고 추정한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내놓은 지 38일만이다.

 

환자단체연합은 “다수의 환자들이 집단 의료사고를 당하면 신속하고 완전한 치료와 피해구제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하지만 대다수의 다나의원 피해자들은 잘못된 정보와 소문으로 인해 치료와 피해구제에 적극적이지 못하다”고 말했다.

 

환자단체연합은 “일부 피해자들은 소송이나 조정은 입증이 힘들어 승소하기 어렵고, 승소한다 하더라도 다나의원에서 배상할 재산이 없기에 소용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일부 피해자들은 중재원을 방문해 조정신청 가능여부에 대해 상담했지만, 손해배상액 산정이 어려워 기다려보라는 안내를 조정신청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으로 잘못 이해하고 조정신청을 포기하거나 몇 백만원을 받고 다나의원과 합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환자단체연합은 다나의원 피해자들이 잘못된 정보와 소문으로 조정신청을 포기하거나 200만원 정도의 합의금을 받고 다나의원과 합의하고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피해보상을 위해 중재원의 손해배상금 대불금제도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환자단체연합은 “정부의 역학조사를 통해 의료과실이 입증됐기 때문에 피해자들의 비용 부담이 적고 신속한 피해구제가 가능한 중재원을 선택한 것”이라며 “다나의원이 파산하거나 배상 능력이 부족해도 중재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손해배상금 대불제도를 통해 배상받을 수 있다면 최대한 빨리 조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다나의원 피해자들이 중재원이 조정신청을 하면 신속하고 충분한 피해구제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중재원은 의료과실에 대한 쌍방의 다툼이 없는 만큼 '신속절차’로 진행해 최대한 빨리 피해자들이 구제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의료분쟁 조정신청에 참여한 한 피해자는 "다나의원에서 C형간염에 감염된 이후 현재도 간수치가 높아지고 있지만 검사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나의원의 원장과 부인은 더 이상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없다고 이야기하더라. 그래서 환자단체 측에 도움을 요청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 피해자는 "중재원에서는 다나의원 사태에 대한 보상이 빨리 이뤄졌으면 한다"며 "아울러 하보니에 대한 급여화도 빠른 시일에 결정돼 나를 포함한 피해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조건 손해배상금 대불 청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손해배상 의무자로부터 손해배상금을 받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하며, 아울러 의료행위로 발생한 의료사고만 손해배상 대불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환자단체연합 안기종 대표는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 노력했다는 증명은 내용증명으로도 충분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손해배상 대불금제도를 이용하기 위한 조건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또 다나의원 피해자들이 만성 C형간염 치료제 ‘하보니’의 건강보험 적용 시점에 대해서도 오해하고 있다며, 길리어드를 방문해 약가 인하 등의 조치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의 하보니는 지난해 10월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을 받았고,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 급여신청돼 임상적 유용성 및 비용효과성 관련 심의가 진행 중이다.

 

만일 길리어드가 지난해 10월 급평위에 하보니에 대한 급여신청을 했다고 가정하면 약 6~8개월이 경과해야 건강보험 급여화 여부를 알 수 있다.

 

환자단체는 “일부 피해자들은 간수치가 정상 수치의 몇십배가 돼 입원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고가의 비급여 약값으르 부담할 형편이 되지 않아 하보니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간경화 등으로 악화되는 등 하보니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치료를 지체해서는 안 된다. 신속한 피해구제와 하보니의 건강보험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0일 현재까지 다나의원 C형간염 집단감염자 수는 96명이다.

 

[출처: 청년의사]